생각난 개념이 있는데 뭐라고 불러야 이쁜 어휘가 될 지 모르겠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긴장감을 불러오는 플롯 장치'인데 이걸론 뭔가 부족하다. 정확히는 '주인공의 기반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인데. 불안장애에 가깝다. '해결되지 않고 넘어간 작품 내의 갈등 요소'인데. 단순히 '불안감'이라고 부르긴 심심하다. 아무튼 '불안감'이라고 부르...
아주 단순한 소설도 사실은 여러 계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것 작가-화자-인물의 겹이다. 작가는 초점(시점이라고도 말하는)을 통해 독자의 시야를 제한하게 되는데, 이런 작업 과정에서 작가와 화자가 겹치거나(전지적작가시점), 화자와 인물이 겹치는 등(1인칭주인공시점)의 장치를 마련한다. 초점은 글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독자와의 거리를 좁...
매체로서의 소설이 가지는 장점은 거시적인 묘사를 할 수 있다 보다는 묘사 자체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 내면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시각과 청각을 제외한 미각 후각 촉각 근육감각 위치감 등의 복잡한 감각 전달이 가능하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많지만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돈이 한 푼도 안 드네!) 다른 장르에 비해서 장면 전환이 자유...
잘 쓴 글 ≠ 잘 팔리는 글 잘 쓴 글: 비평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어낼 수 있는 글. 잘 팔리는 글: 시장에서 많은 독자의 선택을 받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글. 밥을 굶으며 쓰느니 그런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사실 잘 쓴 글이라는 것부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비평적'이라는 조건을 붙였는데 비평해줄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잘 썼는지 아닌지 ...
표절은 법적인 문제와 윤리적 문제로 나뉘는데, 이 문제는 쉽지 않다. 윤리적으로 A를 B로 치환해도 소설이 그대로 성립한다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음에도 독자층은 관대하게 받아들인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는 D&D와 드래곤 라자(그리고 더로그)가 있다. 드래곤 라자에서 OPG 같은 이름이나 각종 주문들과 같은 D&D 요소들은 그리...
나는 둘 이상의 작품에서 A라는 소재를 사용하면 'A는 클리셰'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하나의 작품에서 A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을 때, 이 A를 사용하는 경우 표절이라는 것이다. 이건 명백하게 모순적이다. 누군가는 표절을 해야만 클리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별로 그렇지 않다. 표절과 클리셰는 명백하게 다르다. 표절, 베낀...
문장을 짧게 쓰라는 것은 그냥 짧으면 그만큼 범하는 오류가 줄어든다는 단순한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비문/오문을 쓰지 않는다면 문장을 길게 쓴다고해서 뭐라고 할 이유가 없다. 많은 수사와 형용사가 들어가는 화려체는 이와는 별개의 문제다. 소설의 묘사는 그냥 문장이 이뻐서 넣는게 아니다. 글쓰기가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글쓴이들이 하는 이야기니 덧...
난 글에서 묘사랑 비유 단 하나도 안 쓰다가 의식해서 쓰기로 해서 요즘은 쓰고 있다. 아마 시 배운 게 큰 거 같다. 시는 크게 봤을 때 운율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이미지와 비유니까. 당연히 문창과 가기 전까지는 제대로 시를 읽은 적은 없었고. 덕분에 더 잘쓰냐하면 잘 모르겠지만.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가? 재미있는 일은 특별한 요인이 없...
글 쓸 때 재미있다 재미없다에 자꾸 가치를 두면 안된다. 읽을 때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쓰는 입장에서 그런 걸 따지는 건 이상하다. 재미는 주관적이고 내가 재밌다고 남도 재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 이런 문제도 아니다.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쓸 것인가? 자기 글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사실 ...
'낮에 하는 게 더 좋다고? 하지만 밤까지 작업하는 건 그때까지 못 끝내서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진짜 집필 시간'이란 건 그리 많지 않다. 엄격하게 따져서 키보드 위에 손가락 올려두고 움직이는 시간만 체크한다면. 결국 키보드를 두드리는 중간중간 휴지기가 얼마나 길고 그 시간 뭘 하느냐의 문제인데 경험도 그렇고 실제로 다른 작가들도 그렇고 '...
'리라이팅'은 사실 어디에서나 쓰이는 간결한 해결 방법이다. 컴퓨터가 다운되면 껐다키면 되고, 총도 기능 장애가 있으면 분해조립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한숨 자고 나면 전보다 좋아지는 것처럼 그냥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다. 소설이라고 다른 것이 아니다. 다시 하면 된다. 리라이팅 기술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런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의지가 중...
나는 괴담과 공포소설이 장르부터 다르다고 보는데,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괴담 소비자들은 장르 호러소설 소비자들가 완연하게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구분법은 괴담은 창작자가 불분명하고, 어딘가에선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작품 밖의 화자(이자는 창작자가 아니라 전해들은 사람이다)가 주장하며, 여러장치를 통해 청자도 자신에게서 일어날 수...
단편 「미궁에는 괴물이」가 네이버 ‘오늘의 문학’란에 실려 첫 고료를 받았다. 이후 여러 지면에 장르소설 단편을 게재하고 웹소설을 연재했다. 소설집 『백관의 왕이 이르니』, 웹소설 『슬기로운 문명생활』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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