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일기

나는 카메라감독이면서

꿈일기180821

나는 카메라감독이면서 다큐 프로그램 PD였다. 나의 취재 대상은 3일 뒤에 동반자살할 결심을 한 부부였다. 젊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장년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부부였는데, 카메라에 대고 말할 때가 아니면 우리는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편집이 없었다. 이들은 여러가지 일을 했다. 들판에서 산책을 하거나 집을 불태웠고 두 사람이서 쇠로 된 죽마를 타고 거대한 거인처럼 걷기도 했다. 질문을 여러번 했는데 대답과 함께 모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것 하나는 내가 남편에게 두렵지 않나요, 그렇게 물었던 것 같다. 그는 웃으면서 뭐라고 했는데, 아마도 해야할 일을 한다고 했던 것 같다. 마지막 날 이들은 가까운 군부대를 찾아갔고, 헬기를 타고 날아올랐다. 군인들이 소총을 들고 날아오르는 헬기를 겨누다가 구령에 맞춰 방아쇠를 당겼다. 헬기가 불타는 것을 촬영했다. 이상하게도 헬기는 추락하지 않았고, 불타는 잔해 속에서 아무런 인영도 나타나지 않았다. 저대로 두 사람이 불타버린 것인지, 내가 떨어지는 시체를 촬영하지 못한 것인지 의심되었다. 그것이 확인되지 못하고 촬영이 종료되었다. 카메라를 내리고나서야 나는 아내에게는 한 번도 말을 걸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여자가 정말로 동반자살을 하고 싶어하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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